최근 할리우드 트렌드는 10년, 20년 만의 속편 제작인가보다. 탑건이 20여년 만에 속편이 나온다는 소식과 함께 몇몇 영화도 몇십년 만에 속편이 제작되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디펜더스 데이 리써전스도 약 20년만의 속편이다. 그런데 이 영화... 제목부터 다분히 미국의 자부심을 부리는 느낌이 팍팍 온다. 1편을 처음봤을 때, 외계인과의 전쟁이라는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소위 말하는 미국뽕(?)때문에 한편으로는 거북했다.
<토르의 동생, 리암 햄스워스. 생각외로 샤프하다>
분명 SF영화로 즐기기에는 좋은 영화다. 강렬한 CG물량 공새로 관객들을 몰아부친다. 그럼에도 맨오브스틸이나 트랜스포머처럼 눈에 피로감이 많이 가는 편은 아니다(기술적인 차이라기 보다 CG스타일의 차이같다) 우주와 지구로 배경을 번갈아가며 영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한편으로 산만할 수 있지만, 머리 속에서만 상상했던 우주대전이 펼쳐지기 때문에 그닥 신경쓰이지 않았다.
<전형적인 Nerd 캐릭터>
눈에 띄는 것은 영화의 스타일이 확연히 바뀌었다는 점이다. 전편 인디펜던스 데이가 SF영화의 탈을 쓴 재난영화였다면, 이번에는 완벽하게 SF영화로 다가왔다. 무기력하기만 했던 인류는 외계기술과 인류의 기술을 합친 하이브리드 기술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인류는 외계인에게 카운터 펀치를 먹일만큼 강한 군사력으로 버티지만, 퀸의 존재는 강력했다. 그리고 방심했던 인류는 결국 큰 위기를 겪게 된다. 아쉬운 점은 전편 캐릭터들을 너무 쉽게 소모한 것이다. 계약을 하지 않아 나올 수 없었던 윌 스미스는 그렇다 치더라도(사실 윌 스미스의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전편에서는 뛰어난 영웅이었던 대통령은....
<각국의 랜드마크를 전세계에 재배치해주시는 화려한 중력장>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미국위주의 활약을 담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이기 때문에 뭐라할 순 없지만 거북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문화가 주류문화로서 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그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면 반감이 가기 마련이다. 자유와 다양성을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삼은 미국이 영화를 도구로 사용하여 미국적 가치를 강요하는 느낌이다. 더불어 영화의 빈약한 스토리텔링과 중국시장을 노린 중국배우 캐스팅과 노골적 대사들은 반감을 더 크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인디펜던스 데이는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배울 것이 많다.
<아름다운 안젤라 베이비..하지만 병풍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셨다>
제목에서도 미국의 향기가 짙게 느껴지는 캡틴 아메리카는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오히려 소위 미국뽕(?)에서 자유로운 영화가 되었다. 그 이유는 첫째, 국가에 대한 충성에서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캡틴 아메리카의 심정변화를 정교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었기 때문이고 둘째, 오락영화로써 중심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가치보다 세계의 보편적 가치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마이카 먼로... 눈을 끄는 배우>
영화는 3편을 암시하며 끝이 난다. 3편의 스케일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한 본격적인 함대전이 시작되고 성간전쟁으로 영화의 초점을 옮기지 않을까? 하지만 그 때에도 인디펜던스 데이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미국적 가치 강요와 빈약한 스토리텔링이 반복된다면, 흥행성적은 보장할 수 없을 것 같다.
PS. 너무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글쓰기가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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