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장르 영화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액션 뿐만 아니라 미래사회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는 철학적 의미까지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종합세트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블레이드 러너, 에일리언 시리즈 등 많은 명작 SF영화가 있다. 가타카는 고전까지는 아니지만 SF명작 중 하나로 음울한 블루 테크놀로지 사회를 보여준다. 발달한 미래 과학문명, 유전자로 모든 것이 정해지는 사회에서 숙명을 극복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블레이드 러너(런닝타임 내내 비가 오는 영화다)처럼 다소 암울한 사회상을 보여주는데, 주제도 굉장히 철학적이다.
<빈센트와 제롬 머로우. 에단 호크와 주드로의 젊은 시절>
사람의 삶에는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운명론적 관점에서, 세상살이는 하늘에 달려있고 그것에 신앙이 가미되면 종교가 된다. 운명론적 관점은 초월적이며 수동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가타카'에서 운명은 아이러니하게 과학적으로 정해진다. 미신으로부터 사회를 해방시킨 과학이 운명론적인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게 만든 것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사회의 고위층을 형성하며 모든 영역에서 자연적으로 태어난 사람들을 압도한다. 좋은 유전자가 그 사람의 숙명인 것이다.
<90년대 느낌이 풀풀~>
주인공 빈센트는 블루빛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가타카의 사회에서 자연적으로 태어난 사내다. 생명의 탄생은 신의 축복이지만 그의 삶이 꼭 그렇지는 않았다. 유전적 운명에 따르면, 그는 심장질환을 지니고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크며 31살에 사망할 운명이다. 그의 운명에 좌절한 부모는 유전자 조작으로 동생 안톤을 낳는다. 두 형제는 같지만 다른 유전자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빈센트는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은 자신의 꿈을 유전적 한계 혹은 유전적 운명때문에 이루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떠나간다.
<이때부터 탈모가 시작된 것인가..>
그러나 빈센트는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우월한 육체적 능력과 뛰어난 지능같은 것은 없었지만, 꿈을 향해 악착같이 달려가는 열망이 있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지옥같은 수술도 감내한다. 그는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제롬 유진 모로우와 협력한다. 제롬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인간으로,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유전적 정보를 파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빈센트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영화 속 대사처럼, 유전정보를 팔고 대신 빈센트로부터 꿈을 사게 된다.
<이런 사람의 유전자가 쓰레기라면 세상은 미친 것이다>
빈센트의 열망은 숙명에 대한 도전이다. 그는 숙명에 저항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용기를 가슴 속에 품고 있었다. 유년기 시절, 수영대결에서 우성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동생을 이기고 오히려 동생을 익사위기에서 구해준다. 그 때, 그는 힘은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의 삶은 끝없이 도전하는 삶이기 때문에 한편으로 짠하다. 하지만 쉴새 없이 항상 숙명에 저항해왔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꿈을 관철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동생과 수영시합에서 그는 이런 대사를 한다. "난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기 때문에 너를 이기는 거야." 그는 숙명에 저항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사내였고 그의 삶의 태도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GATTACA. 블루 빛 테크놀로지 사회>
암울하지만 그만큼 세상에 저항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질문한다. "당신은 얼만큼 저항할 수 있습니까?" ...... 그리고 그 질문은 내 가슴에게도 물었다. 혼란스러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며, 나는 아직까지 그 답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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