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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레터스 투 줄리엣(Letters to Juliet), 사랑은 유럽을 타고

by Cappuccino as ordered 2016. 5. 24.

레터스 투 줄리엣은 유럽을 배경으로 한 멜로 영화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사랑의 도시 시에나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며 유럽에 대한 로망을 반드시 갖게 될 것이다(한 95%정도?). 레터스 투 줄리엣을 보면,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고 영화의 달달한 이야기에 푹 빠질 것이다. 


<연인들에게 사랑 고민에 대한 답변을 써주는 줄리엣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사랑 이야기인데, 세대에 걸친 사랑이 동시에 발생한다. 주요 이야기는 할머니 클레어 스미스가 첫사랑 로렌조를 찾기 위해 이탈리아에 오면서 벌어진다. 그와중에 손자인 찰리 와이즈먼이 여주인공 소피와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 플롯 자체는 굉장히 단순한데 분위기가 귀여운 면이 있다. 약간 막장인 측면이 있는데 그것을 귀엽고 심각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잘 해결해낸다.


<영화는 아만다 사이프리드때문에 이미 10점 중 8.5점은 먹고 들어간다>

단순한 영화의 플롯을 보충해주는 것은 베로나와 시에나의 풍경이다. 진짜 영화의 주인공은 소피와 찰리보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같다.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유럽의 풍경을 한껏 이용하는 특징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레터스 투 줄리엣 뿐만아니라 파리를 배경으로 한 미드 나잇 인 파리도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 문화재를 있는 힘껏(?) 사용한다. 잠깐 역사 이야기를 하자면,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제국의 주축이었다. 신화도 흥미로운데, 늑대가 키운 쌍둥이,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고대 로마제국을 세웠다는 신화가 있다. (온조와 비류가 나오는 백제 건국 신화와 비슷한 면이 있다) 로마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남겼고, 유럽과 아프리카, 소아시아지역을 지배하며 찬란한 고대문화를 이루었다. 그런 문화가 몇 천년을 이어왔으니 Classic함이 깃들어 더 고풍스러워지고 아름다워진 것은 당연하다.


<둘은 실제로 부부사이>

영화는 유럽에 대한 헐리우드의 시각을 잘 보여준다. 찰리는 전형적인 영국남자로 나오는데, 까칠하고 차갑지만 속은 따듯한 일종의 츤데레(?)이다. 반면 소피는 미국여성으로 당당하고 열정적인 여성으로 나온다. 이런 컨셉은 영국남자와 미국여자가 주인공인 멜로영화에서 찾기 쉬운 편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아시아에서 한국남자가 자상하다는 이미지가 있듯이, 유럽과 미국도 각각 이미지를 갖고 있다. 독일에 사는 친구의 의견에 따르면 영국남자-차갑지만 속은 따듯한 사람(일명 차도남), 프랑스여자- 매우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 독일남자-딱딱하고 정직하며 성실한 사람, 미국여자-세련된 여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차가운 영국남자. 그는 발이 매우 큰 배우다>

찰리와 소피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서로에 대해 끌리기 시작하는데 그들의 에피소드는 조금 짦은 감이 있다. 어떻게 서로에게 끌렸는지 후일담을 좀 더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깔끔하게 잘 끝낸 것 같다. 한편으로 영화는 성숙한 이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사랑에도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 커플들을 보면 사랑을 시작할때, 처음의 불같은 사랑에서 잔잔한 사랑으로 바뀌어간다. 항상 불같은 사랑을 해도 행복하겠지만, 그러면 오히려 피곤할 수 있다(과학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호르몬은 그렇게 길게 분비되지 않는다) 권태기같은 위기도 오게 되고 안풀리면 결국 이별을 겪을 수 있다. 그렇다면 좋게 헤어지는 것은 어떤 것일까? 애초에 좋게 헤어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영화는 좋은 이별이란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라 말한다. 연인이 아닌 아무것도 아닌 관계로 돌아갈 때, 슬프지만 헤어짐을 선택한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이 좋은 이별이라고 말한다. 


<로렌조를 찾는 그들>

슬프거나 가슴에 확 와닿는 사랑이야기는 아니지만 유럽에서 펼쳐지는 달달한 사랑이야기와 그것보다 더 달달한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을 즐기려면 추천!!


PS. 영어 공부하기 굉장히 좋은 영화다. 대사도 어렵지 않고 빠르지 않다. 더불어, 영국발음(호주발음 티가 좀 나지만)과 미국발음을 동시에 들을 수 있으니 스크립트를 다운받아 공부한다면 좋을 것이다.

PS2. 이 영화는 감독 게리 위닉의 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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