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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로보캅2014(Robocop), 인간인가 로봇인가-알파고의 미래일까(2)

by Cappuccino as ordered 2016. 5. 11.

로보캅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음치킨 음치킨 하며 느리지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로보캅은 최고의 히어로로서 내게 다가왔다. 회색 기계 몸뚱아리에, 엄청난 사격실력 그리고 선한 마음. 로봇에 대한 아련한 환상을 갖고 있던 소년은 로보캅을 보며 꿈이 로보캅이 되었다. 그 외에 로봇 조종사, 슈퍼히어로, 정의의 용사, 마스크맨 등의 꿈을 갖게 되었다가 점점 현실로 ... ㅠ 이제보니 로보캅이 되려면 죽어야한다(?) 포기하길 잘했어ㅎㄷㄷ 


<로보캅을 만드는 제작진. 맡은 역할은 차례로 제작 및 품질관리, 마케팅, CEO, 비서>


"알파고가 하지 못하는 가치판단을 인간이 대신하며 서로 보완하면 어떨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물 인간이 아닌 사람의 정의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사람의 정의가 특히 필요한 것은, 먼 훗날 로봇이 인격을 갖게 되었을 때, 그들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로봇3원칙을 제시한 "아이, 로봇"과는 다른 고민이다. 로봇이 사람에게 짜증을 내고, 호감을 갖고, 농담을 하고...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로봇일까?



<편파 언론의 진국을 보여준다. 후속작의 빌런이 될 거 같은데 과연 후속이 나올까?>


주인공 알렉스 머피는 큰 사고로 몸의 대부분을 잃어버렸고 로보캅으로 재탄생한다. 그래도 여전히 감정을 갖고 있고 인격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몸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그에게 정말 큰 쇼크였다. 그에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데, 그들마저 상심을 지워주지 못했다. 죽여달라는 끔찍한 부탁을 결국 하고 만다. 사람인듯, 로봇인듯 사람의 정의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그는 자살을 선택함으로서 역설적으로 인간성을 증명했다. 자살을 하는 동물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인간만이 이성적인 사고로 자살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른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을 하고 자해를 하는데 인간은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자살을 한다. 알렉스는 합리적이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춤추는 주인공>


알렉스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두려움과 우울함으로 자살을 하고 싶어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왜냐? 어쨌든 살아있으니까 다시 살아가겠다고, 아들과 아내를 보며 다짐한다. 하지만 많은 고난을 겪게 되는데.... 알렉스 스스로는 본인을 사람으로 생각했지만(추측이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를 로봇취급하며 깡통으로 비하하는데, 그 때 감정의 강렬함으로 기계가 아닌 사람임을 증명해 보인다. 단지 사이보그나 안드로이드일뿐, 본질은 사람이다.



<로보캅 흑화. 일본 애니메이션의 메카같다>


영화에서 로보캅은 리부트 시리즈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기억이 다 지워지지도 않은 상태이고, 사람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준다. 그전 시리즈의 로보캅은 사람보다는 로봇의 면을 더 많이 보여주는 안드로이드였다면, 이번에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안드로이드라고 할까? 로보캅의 디자인도 많이 바뀌었다. 블랙과 실버 두 가지 버전의 로보캅 디자인을 보여주는데, 두가지 색깔이 상징하는 면이 다른 것 같다. 검은 로보캅은 어둡고 강렬한 감정을 대표한다. 분노, 폭력과 투쟁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흑화(?)의 모습이다. 반면, 은색 로보캅은 차분하며 가정적이고 이성적이다. 인간성의 회복을 뜻하는 것 같다.



<클래식 로보캅인데 어딘지 뚱뚱. 다이어트하자>


액션에 대해서 많은 액션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이야기 전개 방향도 조금 느슨한 편이다. 그런 면에서 호불호가 갈리지만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 10점 중 8.5 주고 싶다.



<운동도 안했는데 벌크업이 되어있어 놀라는 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