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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X-men first class), 죽어가던 시리즈를 살리다

by Cappuccino as ordered 2016. 5. 3.

최근 히어로물에 대한 영화가 많아졌다. 시빌워가 광폭흥행을 하고 있으니 당연하다. 그리고 5월 새로운 히어로물이 오는데 엑스맨 시리즈다. 이것 역시 마블 원작이지만 영화 판권을 갖고 있는 것은 폭스사. 나름대로 세계관을 넓혀가며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로 리부트 아닌 리부트를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의 시작을 알리는 시리즈로 이곳에서 기존의 엑스맨 1,2,3과 엑스맨 데오퓨와 곧 개봉할 아포칼립스의 미래로 나뉜다. 참 영리하게 리부트를 했다.


<초기 엑스맨과 쩌리 여자 한명>


나는 엑스맨 시리즈를 사실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엑스맨 1,2는 굉장히 실망했고 3는 보지도 않았다. 호평만큼 혹평도 많아서 딱히 볼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런 낡아버린 시리즈를 새로운 프리퀄로 부활시킨 것은 매튜 본의 힘이다. 매튜 본은 시리즈의 시점을 과거로 옮겨졌지만 오히려 더 세련된 느낌을 준다. 초창기 찰스 자비에(영국 발음으로는 찰스 이그제비어)와 에릭 랜셔와의 만남. 그리고 절친했던 그들이 앙숙이 되는 과정. 프로페서X 그리고 매그니토가 되어 엑스맨의 양대 축이 되는 과정. 여러 사건들을 지루하지 않게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그 동안의 엑스맨 시리즈가 좀 지루하다고 느꼈는데,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 쿠바 미사일 위기라는 실제 사건들을 적절하게 섞어서 지루한 느낌을 없애고 사실성을 부여한 느낌을 받았다.


<빌런인 세바스찬 쇼우와 엠마 프로스트. 섹시하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특유의 매력을 선보이며, 젊은 프로페서X의 모습을 재해석한다. (개인적으로 영국배우들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력은 개인차가 있으니 논의에서 제외하더라도, 그들의 영어 엑센트가 특히 사람을 끄는 무언가 있다) 분명 기존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 X와는 이미지가 다르다. 그는 여전히 굉장히 스마트하지만, 에너지가 넘치며 야생미(?)가 있다. 눈빛에서 강렬한 의지를 보여주며, 자신의 신념을 다른 압력에 밀리지 않고 실현한다. 엑스맨의 큰 지도자로서 모습을, 젊을 적 패기넘치던 모습을 잘 표현했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강한 자에게 끌린다는 것을 염두해두고 연기하지 않았을까? 에릭 랜셔와는 또다른 의미의 강함이다. (그런 강함이 데오퓨에서는 와장창 ㅠㅠㅠ)구루(GURU)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집단에서 인정받는 모습은 사실 내가 바라는 모습이기도 했다. 하지만 얼굴이 달라 ㅠㅡㅜ  


<찰스와 알파고가 체스를 두면 누가 이길까? 제임스 맥어보이와 스티브 잡스를 닮은 마이클 패스벤더>


영화를 보면 모두가 하는 말이 있다. 단연 매그니토에 대한 것이다. "매그니토 완전 멋져", "매그니토 개 섹시 하앍하앍" 일색으로 극장가가 울려퍼졌던 기억이 난다. 그가 가진 초능력 자체가 멋지기도 하지만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를 잘했다. 연기외적으로 그가 가진 이미지와 목소리, 억양 등이 굉장히 섹시하게 매그니토를 재창조했다고 본다. 배우 자체가 가진 아우라라고 할까? (사실 외국배우들에 대한 연기력 평가는 한국사람인 나에게는 조금 힘들다) 에릭 랜셔는 어렸을 적, 군에 잡혀 많은 학대를 당하며 능력을 개발한다. 불행한 과거사가 펼쳐지며, 그는 복수에 사로잡히고 복수의 대상을 죽이며 살아간다. 


<영화에서 가장 멋있던 장면!!>

복수의 화신으로 태어난 그가 찰스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찰스 역시 강력한 초능력자로 텔레파시 능력, 즉 두뇌의 능력으로는 최고의 능력자다. 그는 에릭의 감정이 복수와 분노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고 그것을 풀어주고 싶었다. 그와 같이 지내며, 우정과 일상생활(?)의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에릭 역시 그를 진정한 친구로 여기며 같은 목표를 위해 정진한다. 이 부분에서 감독이 이야기한 것은 분노와 복수 같은 어두운 감정보다 우정과 행복 같은 희망적인 감정이 더 큰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에릭은 행복한 유년시절 추억을 생각하며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 어째 항상 흑화(?)되어 있는 에릭과 맞지 않지만...


<이쁘시다. 제니퍼 로렌스.>

하지만 그들의 노선은 달랐다. 근본적으로 섞일 수 없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결국 갈등은 폭발하고 만다. 찰스처럼 강력한 두뇌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에릭도 구루로서 강렬한 신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좀더 폭력적인 투쟁을 원했다. 어렸을 때부터 살아온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해! 영화를 보다 스타워즈3와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타워즈 에피소드3처럼, 관객들은 모두 에릭과 찰스가 언제 서로 등을 지고 갈등을 일으킬지, 언제 서로 싸울지 기대하며 영화를 본다. 그들이 앙숙이 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스포(?)를 이미 당한 상태에서 '언제 서로 싸우냐' 기대하며 영화를 보지만 오히려 그것이 영화를 더 재밌게 한다. 


엑스맨들의 기원을 밝힌 퍼스트 클래스! 영국 발음으로 R 발음 없이 퍼스트 클라스! 올드하지만 모던하고, 클래식하지만 세련된 영화를 보려면 추천! (키스신은 좀 갑툭튀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