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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시간이탈자, 개연성은 어디에?

by Cappuccino as ordered 2016. 4. 21.

시간 이탈자를 보았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서 ... 그리고 나는 더 짜증이 났다 ㅠㅠ 영화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지만 디테일이 너무나 아쉬웠다. 운명으로 모든 개연성을 엮어버릴려고하기 때문에 "이게 왜?", "저게 왜?", "저걸 왜 저렇게...!!!" 가 연발한다. 아무런 설명없이 무작정 임수정을 찾아가는 이진욱 그리고 갑자기 펼쳐지는 회식씬 등 말하자면 끝이 없다. 필요한 설명도 툭툭잘라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가장 어이없었던 것은 학교에서의 격투씬...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미래를 알고 있다손 치더라도 정말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결말이 나기 때문이다. 

<조정석은 멋있게 생겼다>

영화는 '타임슬립'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갖고 있는데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시그널과 비슷하다. 내가 시그널을 보지는 않았지만 디테일 면에서 시그널이 훨씬 앞서지 않았을까? 배우들의 연기도 사실 좀 애매하다.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조정석, 임수정 그리고 이진욱. 다들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들이지만 대사톤과 행동이 어째서인지 "이건 영화에요."라고 계속 말하는 것 같다.  소위 말하는 연극톤이다 ㅠㅠ아마 연출자가 그렇게 주문한 것이겠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연출은 아니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을 망각하게 만드는 스타일의 연출이 좋다.

<이진욱은 잘생긴 것 같다. 저런 얼굴을 갖고 있으면 어떤 느낌으로 살아갈까>

영화를 보면서 타임슬립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최근 스릴러물에서 타임슬립이 많이 사용되는데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기에 좋은 주제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알고 있어 주인공들이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갖을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 미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반대로 긴장감을 만든다. 불행한 미래를 바꾸기 위한 주인공들의 미션(?) 성공을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오히려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다.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풀어가지 않는 것이 묘미다. 시간이탈자도 타임슬립의 이점을 갖추었지만 개연성도 이탈해버렸다. 이탈해버린 개연성이 몰입도를 와장창 깨버린다. 단점 하나가 너무 커서 장점을 다 잡아먹는다 ㅠㅠ

<80년대 선생님 월급으로 집을 마련하는 것을 보면 그들은 금수저가 확실하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타임슬립물이었고 흥행하길 바라지만 크게 흥행할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시간이탈자는 곽재용 감독의 새로운 장르에 대한 실험작이 아닐런지. 다행히 시간이탈자는 감수성 면에서는 뛰어나다. '클래식'같은 아름다운 멜로는 아니고 다양한 감정들이 마구마구 튀어나온다. 멜로와 긴장감, 우울함이 한꺼번에 섞이 느낌이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하다. 그래도 전체적인 감정은 긴장감과 우울함이 80%다. 문제는 그 감수성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스릴러와 엇박자를 낸다는 것. 

<비슷한 역할 많이 맡으신듯>

영화를 보다보면 눈에 띄는 배우가 하나 있다. 김보라라는 배우인데 최현주 역할을 맡았따. 청초한 이미지가 80년대 고등학생과 잘 맞아 떨어진다. 고등학생만이 느낄 수 있는 풋풋함을 갖고 있는 여배우다. 꽤나 비중있는 역할인데 그 역할이 수동적인 것이 아쉽다. 그저 납치당하고 살해위협받고 꺅꺅 거리는 갸녀린 여성상의 대표적 캐릭터다. 사실 갸녀린 여성상으로 보면 임수정의 캐릭터도 다르지 않다. 심지어 임수정은 과거에 살해당하고 만다....(0kill 1death요)

<다친 모습도 이쁘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생각난다>

수작까지는 아니더라도 킬링타임용으로는 제법 볼만한 영화 '시간이탈자'!! 한국의 타임슬립 영화를 즐기고 싶다면 추천한다. 다만 기대치는 이탈하고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