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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시리즈 최고 걸작을 만들다

by Cappuccino as ordered 2016. 4. 1.


<돌아온 울버린... 몸 좀 보소>

사실 엑스맨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모로 나랑 맞지 않고 영화가 지루하다고 느꼈다. 특히 엑스맨1,2는 너무 지루햇다. 3는 보지 못했지만 주변에 보신 분들 평으로는 별로 인 것 같다. 하지만 엑스맨의 울버린 프리퀄과 퍼스트 클래스는 볼만했다. 찰스 이그제비어가 엑스맨을 모으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에릭 렌셔(매그니토)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특히 2차 세계대전과 이야기를 맞물리게 꾸며 놓았기 때문에, 픽션과 사실을 섞어놓은 매력에 재미를 느꼈다.

<엑스맨 타임라인. 한글판은 검색해서 보세용~>

그 후, 퍼스트클래스 이후의 이야기가 바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이다. 영어 제목이 꽤나 길다. 엑스맨의 과거와 현재까지 모든 이야기를 리부트 아닌 리부트 형식으로 다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제목을 Days of Future Past로 정한 것 같다. 굉장히 영리한 방식으로 이전의 히어로물과는 다른 방식이다. 스파이더맨은 이미 토비 맥과이어-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스파이더맨, 그리고 톰 홀랜드-스파이더맨으로 벌써 3번의 리부트를 했다. 그만큼 이미 닳고 닳은(?) 방식으로 더 이상 관객들을 끌어모으지 못한다고 느낀 것일까? 천재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이라는 세계관을 이어가면서 과거를 바꾸어 새로운 리부트를 했다. 설정을 이어가면서 이미 엑스맨1,2,3에서 이미 등장했으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캐럭터들을 다시 새롭게 구성할 수 있다. 


<알파고와 찰스가 체스를 두면 누가 이길까>

영화 내용상으로 보아도 캐릭터들의 복잡한 심리를 아주 잘 표현했다. 특히, 찰스 이그제비어가 느낀 절망감이 굉장히 잘 표현되었다. 그는 강력한 초능력과 리더십을 가진 리더였으나 결국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지키지 못했다. 그의 숙적이자 친구인 에릭 렌셔(매그니토)와의 대립으로 자신이 가꾸어왔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그가 잃어버린 것 중 어렸을 때부터 같이 커온 가장 소중했던 사람도 있었기에 그의 절망감은 굉장히 색이 진하다. 언제나 희망을 외치는 찰스 이그제비어가 무기력과 우울증에 빠져 깊은 고통으로 신음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력을 다시 보았다. 그의 떨리는 목소리가 강력한 호소력을 갖고 있다.


<울버린과 매그니토, 프로페서X와 퀵실버>

또다른 주요캐릭터인 매그니토 역시 그만의 상처를 갖고 있었다. 그 역시 강력한 리더십으로 자신만의 무리를 이끌고 엑스맨들의 번영을 위해 차별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물론 그 방법이 폭력적이고 극단적이긴 했다. 배트남 전쟁이나 JFK 사건 등 정작 필요할 때, 그의 친구인 찰스(그리고 찰스를 따르는 엑스맨들)는 사라지고 없었다. 자신의 종족이 학살당하고 전쟁에 징집당했을 때, 구원의 손길을 바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자신의 친구이자 자신이 상처 준 사람이라는 것이 찰스와 에릭의 감정의 골을 더 깊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때, 오해와 원망의 감정이 증오로 발전하느냐 아니면 희망으로 치환되느냐가 결말의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결국 프로페서X의 삶은 희망을 향한 의지다>

찰스와 에릭 사이에서 갈등의 원인이자 이제는 스스로의 입지를 다진 레이븐(미스틱)도 복잡한 사정을 갖고 있다. 찰스와 같이 살았지만 결국 에릭과 같이 하게 된 그녀. 하지만 그것도 잠시고 에릭과 다른 노선을 걷게 되면서 서로가 처한 상황은 꼬이고 만다.


<매그니토의 삶은 승리를 향한 의지라고 생각>

개인적으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정확히 나의 취향저격이다. (어쩌면 스스로를 찰스와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청년으로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여러가지가 겹치면서 힘들긴하다 ㅠㅠ)증오, 분노, 희망, 슬픔, 기쁨 등의 인간적 감정을 소수종족으로서 차별당하는 엑스맨들이 보여주며 인간사회상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엑스맨은 마블의 히어로물과 다르다. 악당들도 엑스맨이거니와 그들만의 사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악당들도 서로 친했던 인물들이니 인간의 감정표현이 중요했던 것이다. 


<에릭을 협박하는 무서운 그녀>

너무 많은 액션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으나 엑스맨 시리즈 최고를 보고 싶다면 꼭 보라! 그리고 앞으로 개봉할 아포칼립스를 보면서 또 보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