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별로 멜로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 달달한 것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많은 멜로 영화를 봤는데 기억에 남는 영화들은 노팅힐, 잉글리쉬 페이션트, 레터스 투 줄리엣, 이터널 선샤인, 플립 정도?
스포있어용
그 중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런닝 타임이 장장 3시간이나 된다.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두 남녀의 슬픈 사랑은 요즘 안그래도 감수성이 풍부한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되어 울뻔하게 만들었다. 뭐 사실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그렇지 않아도 됬을텐데 왠지 모르게 그냥 가슴이 울렸다.
<그들의 키스신>
사실 어떻게 보면, 그냥 뻔한 막장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으나 두 주인공은 그저 흥미에서 시작한 사랑이 진실로 발전하면서 시련을 맡게 된다. 특히 여주인공은, 이미 결혼한 몸이었고, 남주인공은 그녀의 남편의 친구였기 때문에 나중에 남편에게 둘의 관계가 발각됬을 때 그 죄책감은 이루 말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여자를 너무 사랑하게 된 나머지 모든 것을 바친 그 남자는 그녀의 남편이 선택한 비극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에 그 두사람을 모두 잃게 된다. 뼈가 부러져 사막에서 움직일 수 없게된 그녀를 살리기 위해 그는 수키로미터를 걷고 차를 타고 심지어 세계대전이 한창인 중 본국의 비행기를 훔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숨을 거두고 그도 크게 다치게 된다.
이런 이야기가 액자식으로 펼쳐지며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영국 환자(잉글리쉬 페이션트)는 자신을 간호해주는 간호사와 폭탄 해체 전문가의 사랑을 보며 숨을 거두게 된다.
<먹먹한 뒷모습>
배우들의 연기는 이런 가슴아픈 스토리를 더욱 간절하게 만든다. 주인공 레이프 파인즈는 그 목소리부터 침착하고 먹먹하므로 이런 스토리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슬픔에 빠져 분노하게 된 그의 목소리는 울고 있지 않지만 사실은 속에서 울고잇는 것이 너무나 잘느껴졌다. 그의 표정, 목소리 세세한 하나하나가 감정이 실려 있었다. (최근 안 거지만 그는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 역을 맡았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사랑 얘기는 흔하디 흔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경우 불륜을 미화시킨다며 불쾌해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흔하디 흔한 불륜이야기, 사랑 이야기가 명작이 되려면 그것이 얼마나 진실된 감정이냐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그 먹먹한 아우라가 보는 사람의 가슴을 감싸 긴 여운을 남기게 함으로서 자신이 그러한 서사구조에 충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잉글리쉬 패이션트는 어쩌면 우리가 해보고 싶은 그런 절실한 사랑이지만, 그 사랑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의 삶은 반드시 파멸하기 때문에 어쩌지 못하는 마치 "독이 든 성배"와 같은 영화다. 누군가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가정을 파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의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얼 스틸 (0) | 2013.01.14 |
---|---|
레미제라블 (0) | 2013.01.14 |
호빗: 입장할 때 기분 나쁜 영화 (0) | 2013.01.10 |
바람의 검심 (0) | 2013.01.10 |
써커펀치..이건 뭥미!? (0) | 2013.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