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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잉글리쉬 페이션트

by Cappuccino as ordered 2013. 1. 13.

필자는 별로 멜로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 달달한 것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많은 멜로 영화를 봤는데 기억에 남는 영화들은 노팅힐, 잉글리쉬 페이션트, 레터스 투 줄리엣, 이터널 선샤인, 플립 정도?

스포있어용

그 중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런닝 타임이 장장 3시간이나 된다.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두 남녀의 슬픈 사랑은 요즘 안그래도 감수성이 풍부한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되어 울뻔하게 만들었다. 뭐 사실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그렇지 않아도 됬을텐데 왠지 모르게 그냥 가슴이 울렸다.


<그들의 키스신>

사실 어떻게 보면, 그냥 뻔한 막장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으나 두 주인공은 그저 흥미에서 시작한 사랑이 진실로 발전하면서 시련을 맡게 된다. 특히 여주인공은, 이미 결혼한 몸이었고, 남주인공은 그녀의 남편의 친구였기 때문에 나중에 남편에게 둘의 관계가 발각됬을 때 그 죄책감은 이루 말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여자를 너무 사랑하게 된 나머지 모든 것을 바친 그 남자는 그녀의 남편이 선택한 비극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에 그 두사람을 모두 잃게 된다. 뼈가 부러져 사막에서 움직일 수 없게된 그녀를 살리기 위해 그는 수키로미터를 걷고 차를 타고 심지어 세계대전이 한창인 중 본국의 비행기를 훔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숨을 거두고 그도 크게 다치게 된다.

이런 이야기가 액자식으로 펼쳐지며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영국 환자(잉글리쉬 페이션트)는 자신을 간호해주는 간호사와 폭탄 해체 전문가의 사랑을 보며 숨을 거두게 된다.


<먹먹한 뒷모습>

배우들의 연기는 이런 가슴아픈 스토리를 더욱 간절하게 만든다. 주인공 레이프 파인즈는 그 목소리부터 침착하고 먹먹하므로 이런 스토리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슬픔에 빠져 분노하게 된 그의 목소리는 울고 있지 않지만 사실은 속에서 울고잇는 것이 너무나 잘느껴졌다. 그의 표정, 목소리 세세한 하나하나가 감정이 실려 있었다. (최근 안 거지만 그는 해리포터에서 볼드모트 역을 맡았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사랑 얘기는 흔하디 흔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경우 불륜을 미화시킨다며 불쾌해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흔하디 흔한 불륜이야기, 사랑 이야기가 명작이 되려면 그것이 얼마나 진실된 감정이냐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그 먹먹한 아우라가 보는 사람의 가슴을 감싸 긴 여운을 남기게 함으로서 자신이 그러한 서사구조에 충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잉글리쉬 패이션트는 어쩌면 우리가 해보고 싶은 그런 절실한 사랑이지만, 그 사랑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의 삶은 반드시 파멸하기 때문에 어쩌지 못하는 마치 "독이 든 성배"와 같은 영화다. 누군가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가정을 파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의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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