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너는 B급이니?

by Cappuccino as ordered 2015. 5. 5.

 "Manners makthe man" 이라는 영국의 고전 어구를 아주 영국스러운 발음으로, 악센트로 읽게 만드는 영화가 바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다. (개인적으로 매너를 지키자는 것은 내 삶의 매우 중요한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시크릿 에이전트는 그렇게 매너가 있을 것인가?

 

<Manners makthe man>

우선 이 영화는 사실 낚시성이 다분하다. 느껴지는 필링은 다분히 B급의 것이다.(사실 제작비로 보면 B급이라고 볼 수 있다. 약 6000~6500만불) 액션씬을 보면 살인을 매우 경쾌하고 재밌게(?) 표현했다. 다소 잔인한 장면 역시-여전히 끔찍하지만- 희화하하면서 웃게 만드는 매너(?)를 지니고 있다. 잔인한 거 못보는 사람들한테는 매너지..!

 

<잔인하고 재밌는 액쑌로망!>

 콜린 퍼스는 첫번째 액션 연기를 매우 잘 소화해냈다. 교회에서의 액션씬은 정말 나도 죽이고 싶을 정도로(?) 경쾌했다. 빠른 카메라 무빙으로 정신없지만 정신없는 만큼 재밌었다. 이 부분뿐만 아니라 후반부의 에그시의 액션은 B급 액션의 장점이 제일 잘들어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킹스맨의 액션 장면들은 최근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액션과 많이 대조된다. 일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일단 다 부시고 보자" 식의 액션은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말했던 것처럼 액션 피로감을 불러 일으킨다. (대표적으로는 맨 오브 스틸, 트랜스포머4, 어벤져스2)

 

<비슷한 구석이 있는 힛걸과 킹스맨의 액션>

하지만 킹스맨은 액션에 진중함이 아닌 담백함과 톡톡쏘는 맛을 가미했다고 보면 된다. 폭죽이 터지는 장면이나 허공을 떠도는 신체의 일부들은 끔찍하지만 오히려 장난기를 품은 것 같아 귀여운 구석도 있다. 이런 액션들은 매튜 본 감독의 전작인 킥애스에서도 볼 수 있다. 아무래도 A급 영화에 B급 때깔을 맛깔나게 입히는 재능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다분히 의도적인 연출이고 그만큼 폭력을 금기시하지만 폭력을 즐기는 인간을 풍자하는 것 같다.

 "사실 너희들 사람 죽이는 거, 이렇게 해보고 싶잖아. 그러니까 이런 영화 보는 거잖아. 칼로 사람을 베면 이렇게 될 거 같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킹스맨은 관객들에게 말한다.

 

 

<내 수트빨이 너보다 좋아 에그시>

 

하지만 이런 진중한 생각은 결국 B급 분위기에 묻혀버리고 만다. 눈앞에 펼쳐진 재밌는 장면이 생각할 시간을 빼앗고 마니까 당연한거겠지.. 결론적으로 킹스맨은 A급 영화에 B급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만든 잘만든 오락영화라 할 수 있겠다.

 

PS. 최고의 장면은... 스웨덴 공주님의 액션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