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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비포 선셋 (스포있음)

by Cappuccino as ordered 2012. 7. 12.


스포있음

비포 선라이즈의 후속작이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굉장히 밋밋할 수 있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주인공들의 성찰이 나타나는 내면탐구적인 대화가 이끌어 나간다. 또한 동선도 굉장히 단순하기 때문에 그들의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 있는 대화가 더 밋밋해 보일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그 전작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로맨틱한 면에서는 오히려 전작이 더 뛰어나다.

영화를 보다보면 대사들이 가끔씩 이해하기 어렵거나 집중하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면에 대한 여러 가지 탐구와 그들이 갖게 된, 그들 나름대로의 인생의 교훈에 대해서 끊임없이 토론해 나가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주된 플롯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대사를 잘 보면 그들은 여전히 서로에 대해서 사랑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년 전 만남은 얼마나 로맨틱했으며 운명적이었던가?! 그러나 지금 그들은 전혀 그들이 생각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바뀌어 있다.


<9년 지나고 난 모습이라 많이 늙었다 둘다 ㅠ 왜이리 야위고 주름살이 많아진거여...>


에단 호크가 맡은 제시는 다른 여자와 결혼했으며 아이까지 두고 있다. 또한 9년 전 만남을 모티브로 쓴 소설로 유명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어있다. 줄리 델피가 맡은 셀린이 보기에는 그는 완벽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막상 만나서 이야기 해보니 그는 사랑 없는 결혼 생활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것은 셀린도 마찬가지다. 셀린은 공무원을 하다가 그것이 적성에 맞지 않아 직업을 바꾸었고 직장에서는 굉장히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이라고 스스로 자평했지만 그녀의 연애는 불행으로 얼룩져 있다. 또한 셀린은 자신도 행복하지 않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영화에서 셀린이 결혼에 대해서 모호하게 나온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가 사는 아파트가 주된 배경인데 그 아파트는 도저히 결혼한 부부의 방으로는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고 그전의 대사들이 그 모호함을 더해주고 있다.

사실 이런 모호함들이 이 영화의 주된 매력이자 흐름이다. 전작에도 모호한 부분이 많이 나왔다. "저걸 저렇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만날라고?!"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많았지만 사실 그것이 사랑에 개방성을 더해줘 더욱 영화가 로맨틱하게 변모한다.

이런 모호함은 결국에는 열린 결말로 귀결이 되는데 그것이 자신의 로맨틱함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나라면 거기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 행동이 자신의 운명적 사랑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파리의 소소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을 것이다. 파리의 작은 카페, 좁은 골목거리, 유람선, 조그마한 벤치. 웅장했던 그런 모습이 아닌 이런 소시민적인 모습이 이 영화의 로맨틱함을 더욱 현실적이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소소한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소소한 파리의 벤치. 불편해보임>

<소소한 파리의 유람선>

많은 여성들이 영화를 보며 이런 로망을 꿈꿀 것이다. 사실 남자들도 마찬가지. 필자만 해도 이 영화, 특히 비포 선라이즈를 보게 된 이유가 영화와 비슷한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나는 그녀의 깊은 사랑을 나누거나 하지 않았지만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 뭔지 알려준 그녀이기에, 몇 마디 못 나누었지만 굉장히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우연히 그녀를 보게 된 날 때마침 비포 선라이즈가 주된 주제였다. 거기다 내가 제시의 역할을 하고 그녀가 셀린을 역할을 한 것 만해도 이 2편의 영화를 보기에 나에게는 충분한 이유였다.

각설하면, 이 영화는 내면탐구와 함께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서 아름답게 그리고 소소하게 풀어나가는 명작이다. 2013년에 후속편이 나온다는데 그것 역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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