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있음
한마디로 평하자면 "유쾌하고 슬픈 전설" 같은 이야기다. 영화의 전체적인 축은 이목백(주윤발), 수련(양자경), 롱(장쯔이)가 이끌어 간다.
이목백이 오랜 수련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다. 그는 수련에게 찾아간다. 수련과 이목백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그러나 동료 수련과 사랑에 빠지기 전, 수련의 옛 약혼자가 이목백을 구하려다 죽었기 때문에 그들의 관계는 쌍방이지만 더 나아가지 못하고 어색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던 차 이목백은 그가 쓰던 명검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게 되는데 그 검이 도둑 맞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사건을 해결하면서 사부에 대한 복수와 모험에 대한 동경 그리고 사랑이 얽혀서 전설같은 결말로 달려가게 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와이어 액션이다. 2000년 당시면 그래도 CG가 꾀나 발전되어 있을 상태지만 이 영화는 와이어 액션을 선택한다. 와이어를 통해 축지법, 여러 가지 보법, 대나무 결투 씬을 표현하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다. 와이어씬 중에서는 대나무 대결 씬이 유명하지만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성내에서의 추격전이었다. 그 추격전을 보면 배우들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가장 화려한 액션신인 롱과 수련의 대결. 여자들이 화나면 무섭다>
또한 장쯔이가 연기한 "롱" 이란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인상적이었다. 장쯔이는 "롱"이 갖고 있는 슬픔과 모험심, 배짱을 적절히 잘 표현해냈다. 롱은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한 어린 소녀로써 무공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 그녀가 주막에서 이목백의 검을 갖고 싸우면서 잠시나마 영화의 분위기가 귀여운 분위기로 바뀌는데 그 장면이 참 좋았다. 갸날픈 장쯔이가 그런 씬을 찍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상상이 된다.
롱이 가끔은 귀여운 분위기로서, 가벼운 분위기로서 서사를 이끌어가는 면이 있었다면 이목백과 수련은 무거운 면을 항상 유지하여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그들의 대화는 인생이 서려있으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깊은 경험이 서려있는 것이 보인다. 비단 그들의 대사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느낄 수 있었음이라. 서로에 대한 감정을 알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목백과 수련의 모습은 가슴 먹먹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그러한 그들의 사랑이 깊은 여운을 만들었다. 알게 모르게 감정이입이 잘되었다고 해야 할까?
<이목백. 그나저나 청나라 시절 변발을 아무리 봐도 촌스럽다>
사실 그동안 중국영화를 그렇게 많이 봐온 것은 아니지만 와호장룡같은 스타일의 무협 영화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보통 일반적인 중국 무협 영화는 와이어 액션만을 강조해 스토리텔링이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와호장룡은 이를 멋지게 보완해 중국 무협 영화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박스오피스가 증명해준다. 미국에서 1억3천만불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는데 최고 수준이다. 당시 평론가들이 펜을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동양보다는 서양에서 더 감동받은 동양 무협 영화라고 해야할까?
ps.한가지 재밌는 것은 이안감독은 그 전에 영국의 제인 오스틴의 고전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동양인이 서양 고전을 연출하다니... 그래서 와호장룡이 동양인이 보기보다는 서양인에게 더 충격적인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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