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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하트 오브 더 씨(In the Heart of the Sea): 홍보부 직원을 문책해라!

by Cappuccino as ordered 2015. 12. 6.

연말이라 그런지 보고싶은 영화가 많았고 대부분 보았다. 이렇게 극장을 자주간 적이 없었다. 그중 가장 기대작이었던 하트 오브 더 씨를 보았다. 백경, 모비딕이라는 소설이 굉장히 유명하고 흥미로운 주제였기 때문에 그것의 실화라는 이야기에 혹했다. 하지만 왠걸. 포경선의 이야기로 포경하는 모습은 비중이 매우 작았다. 특히 괴물과의 사투라고 했는데 물론 사투긴하지만, 절대 그것이 메인디쉬는 아니다.

<고래사냥! 남자들은 모두 고래를 사냥하지>

어째서 영화 홍보를 그렇게 한 것일까. 포스터와 예고편은 바다의 괴물, 흰 빛을 띄는 향유고래와 엄청난 사투를 벌이는, 그 괴물과의 싸움이 메인 이야기인 것처럼 해놨지만............사실은 표류기. 그리고 거기서 빚어지는 인간성의 타락, 생존에 대한 본능, 그리고 집념과 희망의 이야기다.

<내가 상남자. 내가 토르다>

크리스 햄스워스의 강한 호주식 발음과 카리스마있는 눈빛은 일등항해사의 강인함, 남자다움을 외적인면에서도 충분히 보여준다. 그리고 강 vs 강이 부디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그 사이에 인간의 탐욕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 영화는 서서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간다. 

<어장관리하며 남자들한테 꼬리치는 모습>

에식스호는 침몰하게 되고, 표류하는 선원들은 인간성의 끝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런 묘사는 끔직할 수밖에 없고 제작사에서 관람등급을 염두했는지 직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의 타락을 설명하는 부분이 약해지지 않았나 싶다. 선원들간의 더 비열한 모습과 자연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그리고 생존을 위해 얼마나 끔찍한 일을 겪었는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표류하며, "시체를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 수 있다"라는 대사가 많은 사색을 하게 하고 부족한 묘사의 상당부분을 채워주긴 하지만.  

<콜린퍼스의 미스터 다아시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아쉬운 점은 역시 포경에 대한 점이다. 고래와 싸우는 장면이 너무 적다. 특히 백경과의 사투가 더 많을 거라 예상하게 만들고.... 불충분했다. 자연의 분노를 상징하고 인간의 탐욕을 벌하는 존재로서 백경은 너무나 쉽게 인간을 용서해버린 듯하다. 백경과 인간이 서로가 파멸시킬줄 알았지만 갑작스러운 용서와 화해라니? 뜬금없다. 

<이런 장면 많이 안나옴 ㅠㅠ>

표류기, 처절한 인간의 타락과 탐욕, 자연의 분노, 생존본능의 측면에서 본다면 보는 즐거움이 더 컸을 것이라 생각되는 영화 하트 오브 더 씨! 타락을 보여주기때문에 조금은 찜찜하지만 킬링 타임으로는 좋은 영화다